[IT산업 20년 전] 침체 속 ‘활로’ 찾는 국내 리눅스 산업
- 소식
- 2023.09.27
안녕하세요, 클루닉스입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하는 IT 산업, 20년 전에는 어땠는지 궁금하지 않으시나요?
클루닉스는 올해 기준 24년차 기업으로, 20년 전에도 HPC 리더로의 길을 걷고 있었는데요.
2003년에 HPC 전용 솔루션인 '엔클러스터(EnCluster) HPC'와 'STFT/MPI 라이브러리' 등을 출시했었습니다.
에서 다룬 '[IT산업 20년 전] 침체 속 ‘활로’ 찾는 국내 리눅스 산업'에 클루닉스가 등장하여, 기사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기사 내용 속에서 클루닉스를 찾아보세요!
[IT산업 20년 전] 침체 속 ‘활로’ 찾는 국내 리눅스 산업
■ 수익 모델은 임베디드, 클러스터, 서비스... 선택과 집중해 리눅스 활용
[아이티데일리] 2003년 국내 리눅스(Linux) 산업은 전환기를 맞는 시기였다. 21세기에 진입하며 불었던 벤처 열풍과 함께 국내 IT산업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분야로 여겨졌던 리눅스는 당시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주력 분야를 변경하면서 230여 개에 이르렀던 리눅스 관련 기업은 2003년 초 80여 개로 줄었다. 당시 업계는 “리눅스의 성장 잠재력은 사라진 것일까”라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리눅스 활용의 ‘활로’를 찾던 기업들이 있었다. 2003년 리눅스 관련 기업들의 동향과 정부의 지원책, 주요 리눅스 활용 사례를 짚어본다.
2000년 국내 리눅스 산업 분야의 대표기업으로는 리눅스원, 리눅스인터내셔널,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 리눅스코리아, 한컴리눅스, 미지리서치 등이 있었다. 해당 기업들 중 당시 큰 변화 없이 사업을 완만하게 이끌고 있던 곳은 미지리서치 등 몇 개사에 불과했다.
한때 135명의 직원 수, 200억 원에 이르는 연 매출을 기록했던 리눅스원은 2003년, 매출액은 4분의 1, 직원 수는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리눅스인터내셔널 및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의 경우, 각 사가 인수합병(M&A)되면서 사라져 버렸다. 또한 국내에 진출했던 외국계 리눅스 기업들은 지사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리눅스 사업의 부진 및 실패의 원인으로 ‘경영마인드의 부재’를 꼽았다. 한 전문가는 “경험 없는 의사결정자와 원칙 없는 벤처 캐피털의 합작품”이라고 비평하기도 했다.
먼저 당시 리눅스 관련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연령이 30.7세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평균 연령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들이 리눅스를 처음 접하게 된 시기가 대학 재학 시절인 20대 초반으로 대개 개인적인 취미 차원에서 리눅스에 접근하고 있었다는 점이 당시에 지적됐다. 리눅스 기업 CEO들이 실질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시점인 90년대 후반, IMF 여파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생존의 차원에서 ‘리눅서’들이 모인 기업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러한 성격의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나자 많은 기업들이 시스템 유지보수, 네트워크 망 구축 등을 통해 가까스로 회사를 유지했던 것으로 진단된다.
그러던 중 2000년에 들어서며 회사에 리눅스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그리고 리눅스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확인되면 벤처 캐피털들의 일차적인 관심거리가 됐다. 또 그중 성장 가능성만 보이면 대대적인 투자의 대상이 됐다. 이 지점이 문제가 시작된 대목이었다. 당시 리눅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기업 규모 면이나 매출 면에서 급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회사가 어려워질 때마다 펀딩 받은 금액으로 적자를 메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일부 대기업 출신 임원들의 ‘대기업적인 사고방식’이 주된 문제로 꼽혔다. 회사의 외형적 성장만을 추구하다 보니 회사의 재정 상황과는 상관없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출혈 매출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더불어 IT산업 경험이 없는 인물이 중간관리자로 영입되면서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10억 원어치의 램(RAM)을 사재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리눅스 사업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은 리눅스 전문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부진 등으로 구조조정이나 정리 작업을 벌인 경우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진의 경험 부족에 따른 적절한 대응 부족을 지적했다.
이러한 리눅스 산업의 문제와 암담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리눅스의 성장 잠재력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몇몇 기업들은 수익모델과 리눅스 활용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섰다.
수익 모델은 임베디드, 클러스터, 서비스
2003년 리눅스 분야에서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은 대표 기업은 미지리서치였다. 미지리서치가 설립 초기 추진했던 사업은 데스크톱 리눅스 배포판, 임베디드(Embedded) 리눅스, 응용애플리케이션 등의 분야였다. 그 중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에 우선적으로 공을 들였었다.
특히 미지리서치는 당시 개인 정보 단말기(PDA) 및 스마트폰에서의 임베디드 기술에 초점을 맞췄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팜파일럿노트 △자바 기반 경량 디렉터리 프로토콜(LDAP) 클라이언트 △자바용 영문 필기인식 시스템 △팜파일럿용 한글 필기인식시스템 △인터넷 지능형 반도체(PIM) 패키지 모빌데스크 △매직캐드 △삼성전자 스마트폰 프로젝트 등 미지리서치는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에 몰두했었다. 2003년 들어서는 배포판 사업을 접고 ‘리누엣’으로 불리던 임베디드 OS를 ‘미지리눅스’로 대체하며 해당 분야에 집중했다.
그 결과 미지리서치는 중국에 PDA용 임베디드 리눅스를 수출했으며, 당시 차세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리눅스를 성공적으로 활용했던 또 다른 기업으로는 리눅스코리아가 있다. 1998년 설립된 리눅스코리아는 설립 당시부터 진행해왔던 데스크톱용 배포판 사업을 우선 정리한 뒤 조직 정비 과정에서 하드웨어 사업 부문을 과감히 처분하고, 리눅스 기반의 인증 보안 솔루션 사업에 집중했었다. 그 결과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에 리눅스 기반의 무선랜 인증 솔루션인 ‘다이나레이디어스(DynaRADIUS)’를 공급했다. 당시 리눅스코리아는 기존 서버 사업부를 운영했던 탓에 적자가 발생했지만, 2003년 들어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수익구조 자체가 흑자 경영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었다.
다음으로 1999년 설립된 씨네티아정보통신은 노후PC 재활용을 위한 학내망 전용 토털 솔루션 패키지인 ‘피닉스 솔루션’과 ‘씬마스터’ 등 씬클라이언트 솔루션 분야에 주력했었다. 피닉스 솔루션의 ‘피닉스XP’는 윈도우즈(Windows)와 리눅스를 모두 지원하는 제품이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리눅스 1세대 기업들의 변화된 모습이라면 1세대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해체 과정에서 탄생된 2세대 기업들은 또 다른 돌파구를 보여줬다.
리눅스 기반 클러스터링 주력
먼저 LDS코리아는 리눅스코리아가 서버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IBM서버 기반의 리눅스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LDS코리아는 서울대 리눅스허브센터 구축 프로젝트와 축산기술연구소, 현대자동차 등의 리눅스 기반 i시리즈 서버 통합에 기술을 지원했다.
NTC코리아는 리눅스원 출신들이 모여서 설립한 회사로, 레드햇(RedHat) 국내 총판 자격 획득을 기반으로 리눅스 마이그레이션 사업에 주력했었다. 당시 NTC코리아는 설립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형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ISP), 금융권, 대기업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다음으로 리눅스인터내셔널의 하드웨어 사업팀이 독립해 설립한 샌디아시스템즈는 2002년 연세대 전자공학부의 16노드 리눅스 클러스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NHN의 아바타 클러스터 시스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클러스터 등을 구축했다. 샌디아시스템즈의 특징은 자사의 부족한 솔루션 기술을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ETRI의 70기가플롭스(Gigaflops)의 클러스터 시스템을 구축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계산용 클러스터 제품과 대형 포털 사이트에 영업력을 집중했다.
서울대 병렬처리연구실과 운용체계연구실의 핵심 연구인력이 주축이 돼 설립된 클루닉스도 당시 리눅스 기반 클러스터 서버 전문기업이다. 클루닉스는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서울대, 서강대, 포항공대 등에 공학·계산용 클러스터 서버를 구축했다. 2003년 들어 클루닉스는 HPC 전용 솔루션인 ‘엔클러스터(EnCluster) HPC’와 ‘STFT/MPI 라이브러리’ 등을 출시했었다. 엔클러스터 HPC는 클러스터 모니터링과 관리기능을 갖춘 솔루션이며, STFT/MPI 라이브러리는 병렬프로그램 상태 저장 및 복구, 재시작 기능을 담아 HPC를 이용하던 중 발생하던 시스템 다운 문제를 해결했다.
이어 리눅스베이는 리눅스 클러스터 사업과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사업에 주력했던 기업으로 충남대 유전체연구센터의 유전자 서열 정보 분석용 리눅스 클러스터 시스템, 현대중공업 선박연구소 리눅스 클러스터 시스템, 포항공대 생물학정보센터 유전체 서열 정보 처리용 클러스터 시스템, 숭실대 분자설계연구센터 유전체 서열 정보 처리용 클러스터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참여했었다. 해당 경험들을 바탕으로 리눅스베이는 일반 HPC 모델과 바이오 HPC 모델을 패키지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바이오인포메틱스의 경우 2003년 연말까지 모든 유전체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했었다.
이외에도 판매 시점 정보 관리(POS) 중심 사업에서 PC클러스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아이키스텍, 인텔 서버 플랫폼과 자체 브랜드인 ‘테라 서버’를 중심으로 클러스터 사업을 전개했던 테라텍 등의 기업들이 있었다.
이처럼 당시 리눅스 관련 기업들은 초기 배포판과 임베디드, 교육, 하드웨어 등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임베디드와 클러스터, 서비스 등으로 집중·특화해 사업을 전개했다. 특히 임베디드 리눅스와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분야가 가장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구축 비용이 저렴한 까닭에 연구소 중심의 리눅스 기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시장이 꾸준히 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고성능 유닉스 서버 분야에 주로 활용됐던 클러스터 기술이 고성능의 PC와 워크스테이션이 출시됨에 따라, 보다 저렴한 리눅스 기반의 클러스터링으로 가속화됐던 것이다.
임베디드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서버나 데스크톱과는 달리 제대로 된 요소 기술만 갖고 있다면 어느 분야보다 빠른 성장이 예상됐던 분야였다. 특히 당시의 정보통신부가 2007년까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세계 2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개발을 지원하고 있던 분야가 임베디드 플랫폼 기술이었다.
정보통신부는 2005년까지 임베디드 리눅스 API 기반의 규모별 플랫폼 표준제정과 참조 구현모델을 개발·상용화를 추진하고, 2007년까지는 대규모 센터 네트워크 핵심기술 개발 및 1단계 결과물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실천 방안을 세웠었다. 또한 임베디드 리눅스 컨소시엄(ELC)에는 삼성전자, ETRI 등이 참여해 PDA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플랫폼 표준화를 진행했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한 것은 리눅스가 보유한 장점 때문이었다. 리눅스는 유닉스 표준을 따르므로 대부분의 유닉스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할 수 있었다. 오라클 ERP는 수세나 레드햇 등으로 포팅이 완료됐으며, SAP의 R/3 역시 포팅 작업이 끝났고, SAS, BEA의 웹로직, IBM의 웹스피어와 로터스, 썬의 아이플래넷, 티볼리, 오픈뷰, 유니센터TNG, 베리타스 등이 모두 리눅스에서 구동됐다. 특히 성능 면에서는 유닉스와 거의 비슷하거나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점 때문에 당시 IDC는 리눅스가 컴퓨터 서버 시장에서 윈도우즈나 유닉스의 성장 속도를 능가하고, 2006년에는 25.2%의 시장점유율로 윈도우즈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리눅스 산업 성장 위해 정부가 앞장서야”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2003년 국내 리눅스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에 업계는 리눅스 산업을 제대로 활성화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유관 부처 및 관련 단체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었다.
당시 정부도 이런 필요성을 인식해 리눅스와 공개소프트웨어(SW)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표면화하고 있었다.
정보통신부는 2003년 초부터 조달청과 함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리눅스 설명회 및 전시회를 개최하는 한편 중국, 일본 등과 협력해 리눅스 육성을 위한 협력 방안 모색에 나섰다. 특히 2007년까지 정부 산하기관과 자치단체, 대학 등에서 쓰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즈와 오피스 등의 상용SW를 리눅스, 모질라(Mozilla) 등 공개SW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내세웠었다.
당시 정보통신부의 발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진흥원과 정보통신산업협회, 자치단체와 대학교 각 1곳 등 4개 공공기관의 데스크톱과 서버 등의 상용SW를 공개SW로 우선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2005년 이후에는 중앙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개SW 사용 기관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 같은 정통부 공개SW 지원정책의 나침반 역할을 했던 기관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 내 ‘SW지원센터’였다.
2003년 초 KIPA에 테스크포스팀(TF) 형태로 설치된 SW지원센터는 조직 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소프트웨어 사업단 내에 설치됐다. 당시 SW지원센터의 인력은 센터장을 포함해 8명 정도였다. SW지원센터는 공개SW 활성화 정책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개SW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지원사업을 펼치며, 공개SW 전문인력 양성사업과 공개SW 국제협력 지원사업 등을 담당했다. 아울러 정통부의 ‘공개SW 시범사업’도 함께 추진했었다.
당시 SW지원센터는 국내 시장에서 특정 벤더의 독점현상이 심각해 국가 주요정보시스템의 설계가 특정 기업에 종속돼, 독자적인 보안정책 수립 및 유지보수·확장, 시스템 호환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었다. 또한 IT 예산절감과 독자기술 확보가 가능한 공개SW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용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사용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SW지원센터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실시, 국내의 이용 성공사례를 발굴해 전파하고 국내 업체의 해외진출 시 레퍼런스로 활용하기 위해 공개SW 사업을 진행했었다.
또한 SW지원센터는 2003년 ‘한·중·일 공개SW 활성화 포럼’을 추진하며 공개SW 부문을 포함한 3국 간의 IT 협력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W지원센터는 공개SW 활성화와 관련한 중장기적 전면적 지원체계 수립을 계획하고 있었다.
선택과 집중 통해 핵심 분야 선정
이에 힘입어 주요 IT업체 및 기관들은 공개SW인 리눅스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개발에 앞장섰다.
대표적으로 소프트뱅크 유웨이의 DB 및 웹서버 통합 시스템 사례가 있다. 소프트뱅크 유웨이는 대학 입시접수 전문기업으로, 기존에는 HP와 썬 유닉스 서버 45대를 데이터베이스 서버와 웹 서버로 활용해오다 IBM 메인프레임 e서버 z990 서버로 통합했었다. 이를 통해 소프트뱅크 유웨이는 당시 대입원서 접수는 물론 대학원, 자격증, IT인증사업, 기업 입사원서접수 등 인터넷을 통해 일어나는 각종 원서접수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소프트뱅크 유웨이의 시스템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IBM z/VM 및 z시리즈용 리눅스 등을 이용한 IBM 리눅스 가상화(Linux Virtualization)기술을 이용해 리눅스 기반의 서버 통합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z시리즈 상에서의 리눅스 가상화 기술은 타 플랫폼에서 운영되는 리눅스와 차별화됐었다.
특히 논리분할 또는 z/VM의 게스트 기능을 이용한 가상 리눅스 이미지는 시스템 한 대를 논리적으로 분할해 각각의 영역에 가상의 리눅스 서버 이미지를 운영할 수 있어 워크로드를 멀티플로 수행할 수 있고, 논리 분할 영역 사이의 CPU·메모리·I/O 등 시스템 자원을 서로 자유롭게 할당하거나 공유할 수 있어 평균적인 시스템 활용도가 거의 100%에 가까웠다.
반면 유닉스나 윈도우 NT 시스템의 경우 단일 워크로드만을 수행할 수 있고 시스템 마다 I/O가 종속되기 때문에 어떤 한 시스템에 부하가 많이 걸려도 다른 시스템에서 남아도는 자원을 활용할 수가 없어 평균적인 시스템 활용도가 20~40% 정도였다.
소프트뱅크 유웨이 시스템은 논리적으로 분할된 DB서버 중 한쪽 워크로드가 폭주할 경우, 여유 있는 다른 쪽 서버 자원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끌어와 사용할 수 있고, 피크타임 시 주변 여유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보다 적은 시스템 자원으로 워크로드 증폭을 견뎌낼 수 있었다.
또한 운영되는 CPU 개수가 타 시스템보다 현저히 적게 소요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비용을 줄이고, DB 서버 및 웹 서버를 모두 통합할 수 있어 서버 관리가 용이했다. 아울러 리눅스 기반으로 되어 있는 웹 서버를 변경 없이 통합할 수 있어 마이그레이션이 용이하고 비용이 절약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외에도 DB서버를 원하는 개수만큼 쉽고 빠르게 여러 개로 분산할 수 있어 위험요인을 분산시킬 수 있었으며, 웹 서버와 DB서버 간 TCP/IP 통신이 외부 네트워크가 아닌 시스템 내부의 하이퍼 소켓이란 기능을 이용해 메모리 속도로 이뤄져 성능이 매우 빨랐다. 추후 용량 증설 시에도 시스템 정지 없이 마이크로코드로 간단히 늘릴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 기술센터 사례가 있다. KIST와 한국IBM, 포스데이타는 실측 성능 2테라플롭스(Teraflops)급의 2003년 당시 국내 최고 성능 슈퍼 컴퓨팅 환경인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 기술센터를 KIST에 구축했다.
KIST의 슈퍼 컴퓨팅 환경은 IBM PC서버 시스템인 ‘e서버 x시리즈 e1350’을 이용한 리눅스 클러스터 환경으로, 운영체계는 레드햇 리눅스였으며 커널 및 계산 환경은 KIST 미래기술연구본부의 미리넷(Myrinet)에 최적화한 환경을 사용했다.
당시 세계 10대 연구소에 상응하는 KIST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었던 해당 사업은 NT·BT·IT 연구의 소프트 사이언스(soft-science)화에 대한 연구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KIST와 한국IBM, 포스트데이타 간의 공동 협력이 바탕이 됐다.
나노 소자 및 재료의 다차원 전산 모사 분야,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의 대화식 분자동역학, 가상공간에서의 거대 실험실 등에 사용된 KIST의 슈퍼컴퓨터는 2003년 국내 최대 규모의 테라급 슈퍼컴퓨터로서 실측 성능이 초당 2조 회 이상 실수 연산이 가능했다. 이를 활용해 본격적인 나노 및 바이오인포메틱스 연구에 테라급 슈퍼컴을 활용하는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었다.
KIST의 슈퍼컴퓨터 환경은 2003년 발표된 세계 톱500 컴퓨터 리스트 19위에 있는 루지애나 대학의 슈퍼컴과 같은 수준이었으며, 세계 57위에 위치해 국내 최고 성능을 자랑했던 서울대의 ‘페가수스’보다도 2배 빠른 성능으로 설계됐었다. 총 1,026개의 인텔 제온(Intel Xeon) CPU 및 초고속 미리넷 스위치 카드 PCIXD-2를 사용했던 해당 시스템은 네트워크 오브 워크스테이션(Networks Of Workstation, NOW) 방식으로 불리던 베오울프(Beowulf)형 슈퍼컴퓨터 환경이었다.
당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에 있어 워크스테이션 간의 통신 속도는 슈퍼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였다. KIST 슈퍼컴 구축에 사용된 미리넷 네트워크 스위치 카드는 2003년에 개발된 최신의 64비트(bit) 133메가헤르츠(MHz) PCI-X버스를 사용하는 RISC 225MHz CPU가 부착된 네트워크 카드로, 유사 종류의 카드 중 가장 빠른 통신 속도와 응답 속도를 자랑했다. 특히 512노드 이상의 대규모 클러스터가 채택된 것은 KIST의 슈퍼컴퓨터가 세계 처음이었다.
마지막으로 새마을금고연합회의 인터넷 뱅킹 서비스 사례가 있었다. 새마을금고연합회는 기존에 사용하던 유닉스 기반의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변경·구축했었다.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의 메인프레임으로 구현한 것은 당시 국내 처음 도입됐던 사례로 안정성과 확장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특히 2003년부터 시작된 금융권 주 5일 근무로 인터넷 뱅킹의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각 은행들은 안정적인 인터넷 뱅킹 시스템의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다. 새마을금고는 이러한 추세 및 사용자의 환경을 고려해 당시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메인프레임으로 유닉스 서버를 통합함으로써 대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리눅스 도입을 통해 향후 시스템의 확장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었다.
또한 인터넷 뱅킹 시스템의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인 보안 측면은 기간계에서 사용 중이던 메인프레임의 보안 서버와 상호 연계해 구축하고, 당시 한 차례도 해킹당한 적이 없었던 OS/390의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적용했었다.
이 같은 새로운 인터넷 뱅킹 시스템 구축으로 새마을금고는 비용 절감의 효과뿐 아니라 안정적인 시스템 기반을 갖춰 사용자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아울러 확장성이 뛰어난 리눅스를 사용함으로써 향후 업그레이드 개발도 용이해질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IBM의 서버 통합을 적용함으로써 급증하는 데이터 및 시스템의 복잡성으로부터 관리 및 유지, 네트워크 비용을 줄여 전체적인 총소유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2003년 국내 리눅스 업계는 이러한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핵심 활용 분야를 선정,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리눅스 산업의 희망을 키워가고 있었다.
출처 : 아이티데일리(http://www.itdaily.kr)
[아이티데일리] 2003년 국내 리눅스(Linux) 산업은 전환기를 맞는 시기였다. 21세기에 진입하며 불었던 벤처 열풍과 함께 국내 IT산업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분야로 여겨졌던 리눅스는 당시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주력 분야를 변경하면서 230여 개에 이르렀던 리눅스 관련 기업은 2003년 초 80여 개로 줄었다. 당시 업계는 “리눅스의 성장 잠재력은 사라진 것일까”라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리눅스 활용의 ‘활로’를 찾던 기업들이 있었다. 2003년 리눅스 관련 기업들의 동향과 정부의 지원책, 주요 리눅스 활용 사례를 짚어본다.
2000년 국내 리눅스 산업 분야의 대표기업으로는 리눅스원, 리눅스인터내셔널,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 리눅스코리아, 한컴리눅스, 미지리서치 등이 있었다. 해당 기업들 중 당시 큰 변화 없이 사업을 완만하게 이끌고 있던 곳은 미지리서치 등 몇 개사에 불과했다.
한때 135명의 직원 수, 200억 원에 이르는 연 매출을 기록했던 리눅스원은 2003년, 매출액은 4분의 1, 직원 수는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리눅스인터내셔널 및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의 경우, 각 사가 인수합병(M&A)되면서 사라져 버렸다. 또한 국내에 진출했던 외국계 리눅스 기업들은 지사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리눅스 사업의 부진 및 실패의 원인으로 ‘경영마인드의 부재’를 꼽았다. 한 전문가는 “경험 없는 의사결정자와 원칙 없는 벤처 캐피털의 합작품”이라고 비평하기도 했다.
먼저 당시 리눅스 관련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연령이 30.7세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평균 연령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들이 리눅스를 처음 접하게 된 시기가 대학 재학 시절인 20대 초반으로 대개 개인적인 취미 차원에서 리눅스에 접근하고 있었다는 점이 당시에 지적됐다. 리눅스 기업 CEO들이 실질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시점인 90년대 후반, IMF 여파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생존의 차원에서 ‘리눅서’들이 모인 기업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러한 성격의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나자 많은 기업들이 시스템 유지보수, 네트워크 망 구축 등을 통해 가까스로 회사를 유지했던 것으로 진단된다.
그러던 중 2000년에 들어서며 회사에 리눅스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그리고 리눅스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확인되면 벤처 캐피털들의 일차적인 관심거리가 됐다. 또 그중 성장 가능성만 보이면 대대적인 투자의 대상이 됐다. 이 지점이 문제가 시작된 대목이었다. 당시 리눅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기업 규모 면이나 매출 면에서 급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회사가 어려워질 때마다 펀딩 받은 금액으로 적자를 메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일부 대기업 출신 임원들의 ‘대기업적인 사고방식’이 주된 문제로 꼽혔다. 회사의 외형적 성장만을 추구하다 보니 회사의 재정 상황과는 상관없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출혈 매출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더불어 IT산업 경험이 없는 인물이 중간관리자로 영입되면서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10억 원어치의 램(RAM)을 사재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리눅스 사업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은 리눅스 전문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부진 등으로 구조조정이나 정리 작업을 벌인 경우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진의 경험 부족에 따른 적절한 대응 부족을 지적했다.
이러한 리눅스 산업의 문제와 암담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리눅스의 성장 잠재력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몇몇 기업들은 수익모델과 리눅스 활용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섰다.
수익 모델은 임베디드, 클러스터, 서비스
2003년 리눅스 분야에서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은 대표 기업은 미지리서치였다. 미지리서치가 설립 초기 추진했던 사업은 데스크톱 리눅스 배포판, 임베디드(Embedded) 리눅스, 응용애플리케이션 등의 분야였다. 그 중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에 우선적으로 공을 들였었다.
특히 미지리서치는 당시 개인 정보 단말기(PDA) 및 스마트폰에서의 임베디드 기술에 초점을 맞췄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팜파일럿노트 △자바 기반 경량 디렉터리 프로토콜(LDAP) 클라이언트 △자바용 영문 필기인식 시스템 △팜파일럿용 한글 필기인식시스템 △인터넷 지능형 반도체(PIM) 패키지 모빌데스크 △매직캐드 △삼성전자 스마트폰 프로젝트 등 미지리서치는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에 몰두했었다. 2003년 들어서는 배포판 사업을 접고 ‘리누엣’으로 불리던 임베디드 OS를 ‘미지리눅스’로 대체하며 해당 분야에 집중했다.
그 결과 미지리서치는 중국에 PDA용 임베디드 리눅스를 수출했으며, 당시 차세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리눅스를 성공적으로 활용했던 또 다른 기업으로는 리눅스코리아가 있다. 1998년 설립된 리눅스코리아는 설립 당시부터 진행해왔던 데스크톱용 배포판 사업을 우선 정리한 뒤 조직 정비 과정에서 하드웨어 사업 부문을 과감히 처분하고, 리눅스 기반의 인증 보안 솔루션 사업에 집중했었다. 그 결과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에 리눅스 기반의 무선랜 인증 솔루션인 ‘다이나레이디어스(DynaRADIUS)’를 공급했다. 당시 리눅스코리아는 기존 서버 사업부를 운영했던 탓에 적자가 발생했지만, 2003년 들어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수익구조 자체가 흑자 경영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었다.
다음으로 1999년 설립된 씨네티아정보통신은 노후PC 재활용을 위한 학내망 전용 토털 솔루션 패키지인 ‘피닉스 솔루션’과 ‘씬마스터’ 등 씬클라이언트 솔루션 분야에 주력했었다. 피닉스 솔루션의 ‘피닉스XP’는 윈도우즈(Windows)와 리눅스를 모두 지원하는 제품이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리눅스 1세대 기업들의 변화된 모습이라면 1세대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해체 과정에서 탄생된 2세대 기업들은 또 다른 돌파구를 보여줬다.
리눅스 기반 클러스터링 주력
먼저 LDS코리아는 리눅스코리아가 서버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IBM서버 기반의 리눅스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LDS코리아는 서울대 리눅스허브센터 구축 프로젝트와 축산기술연구소, 현대자동차 등의 리눅스 기반 i시리즈 서버 통합에 기술을 지원했다.
NTC코리아는 리눅스원 출신들이 모여서 설립한 회사로, 레드햇(RedHat) 국내 총판 자격 획득을 기반으로 리눅스 마이그레이션 사업에 주력했었다. 당시 NTC코리아는 설립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형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ISP), 금융권, 대기업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다음으로 리눅스인터내셔널의 하드웨어 사업팀이 독립해 설립한 샌디아시스템즈는 2002년 연세대 전자공학부의 16노드 리눅스 클러스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NHN의 아바타 클러스터 시스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클러스터 등을 구축했다. 샌디아시스템즈의 특징은 자사의 부족한 솔루션 기술을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ETRI의 70기가플롭스(Gigaflops)의 클러스터 시스템을 구축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계산용 클러스터 제품과 대형 포털 사이트에 영업력을 집중했다.
서울대 병렬처리연구실과 운용체계연구실의 핵심 연구인력이 주축이 돼 설립된 클루닉스도 당시 리눅스 기반 클러스터 서버 전문기업이다. 클루닉스는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서울대, 서강대, 포항공대 등에 공학·계산용 클러스터 서버를 구축했다. 2003년 들어 클루닉스는 HPC 전용 솔루션인 ‘엔클러스터(EnCluster) HPC’와 ‘STFT/MPI 라이브러리’ 등을 출시했었다. 엔클러스터 HPC는 클러스터 모니터링과 관리기능을 갖춘 솔루션이며, STFT/MPI 라이브러리는 병렬프로그램 상태 저장 및 복구, 재시작 기능을 담아 HPC를 이용하던 중 발생하던 시스템 다운 문제를 해결했다.
이어 리눅스베이는 리눅스 클러스터 사업과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사업에 주력했던 기업으로 충남대 유전체연구센터의 유전자 서열 정보 분석용 리눅스 클러스터 시스템, 현대중공업 선박연구소 리눅스 클러스터 시스템, 포항공대 생물학정보센터 유전체 서열 정보 처리용 클러스터 시스템, 숭실대 분자설계연구센터 유전체 서열 정보 처리용 클러스터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참여했었다. 해당 경험들을 바탕으로 리눅스베이는 일반 HPC 모델과 바이오 HPC 모델을 패키지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바이오인포메틱스의 경우 2003년 연말까지 모든 유전체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했었다.
이외에도 판매 시점 정보 관리(POS) 중심 사업에서 PC클러스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아이키스텍, 인텔 서버 플랫폼과 자체 브랜드인 ‘테라 서버’를 중심으로 클러스터 사업을 전개했던 테라텍 등의 기업들이 있었다.
이처럼 당시 리눅스 관련 기업들은 초기 배포판과 임베디드, 교육, 하드웨어 등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임베디드와 클러스터, 서비스 등으로 집중·특화해 사업을 전개했다. 특히 임베디드 리눅스와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분야가 가장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구축 비용이 저렴한 까닭에 연구소 중심의 리눅스 기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시장이 꾸준히 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고성능 유닉스 서버 분야에 주로 활용됐던 클러스터 기술이 고성능의 PC와 워크스테이션이 출시됨에 따라, 보다 저렴한 리눅스 기반의 클러스터링으로 가속화됐던 것이다.
임베디드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서버나 데스크톱과는 달리 제대로 된 요소 기술만 갖고 있다면 어느 분야보다 빠른 성장이 예상됐던 분야였다. 특히 당시의 정보통신부가 2007년까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세계 2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개발을 지원하고 있던 분야가 임베디드 플랫폼 기술이었다.
정보통신부는 2005년까지 임베디드 리눅스 API 기반의 규모별 플랫폼 표준제정과 참조 구현모델을 개발·상용화를 추진하고, 2007년까지는 대규모 센터 네트워크 핵심기술 개발 및 1단계 결과물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실천 방안을 세웠었다. 또한 임베디드 리눅스 컨소시엄(ELC)에는 삼성전자, ETRI 등이 참여해 PDA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플랫폼 표준화를 진행했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한 것은 리눅스가 보유한 장점 때문이었다. 리눅스는 유닉스 표준을 따르므로 대부분의 유닉스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할 수 있었다. 오라클 ERP는 수세나 레드햇 등으로 포팅이 완료됐으며, SAP의 R/3 역시 포팅 작업이 끝났고, SAS, BEA의 웹로직, IBM의 웹스피어와 로터스, 썬의 아이플래넷, 티볼리, 오픈뷰, 유니센터TNG, 베리타스 등이 모두 리눅스에서 구동됐다. 특히 성능 면에서는 유닉스와 거의 비슷하거나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점 때문에 당시 IDC는 리눅스가 컴퓨터 서버 시장에서 윈도우즈나 유닉스의 성장 속도를 능가하고, 2006년에는 25.2%의 시장점유율로 윈도우즈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리눅스 산업 성장 위해 정부가 앞장서야”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2003년 국내 리눅스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에 업계는 리눅스 산업을 제대로 활성화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유관 부처 및 관련 단체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었다.
당시 정부도 이런 필요성을 인식해 리눅스와 공개소프트웨어(SW)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표면화하고 있었다.
정보통신부는 2003년 초부터 조달청과 함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리눅스 설명회 및 전시회를 개최하는 한편 중국, 일본 등과 협력해 리눅스 육성을 위한 협력 방안 모색에 나섰다. 특히 2007년까지 정부 산하기관과 자치단체, 대학 등에서 쓰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즈와 오피스 등의 상용SW를 리눅스, 모질라(Mozilla) 등 공개SW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내세웠었다.
당시 정보통신부의 발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진흥원과 정보통신산업협회, 자치단체와 대학교 각 1곳 등 4개 공공기관의 데스크톱과 서버 등의 상용SW를 공개SW로 우선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2005년 이후에는 중앙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개SW 사용 기관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 같은 정통부 공개SW 지원정책의 나침반 역할을 했던 기관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 내 ‘SW지원센터’였다.
2003년 초 KIPA에 테스크포스팀(TF) 형태로 설치된 SW지원센터는 조직 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소프트웨어 사업단 내에 설치됐다. 당시 SW지원센터의 인력은 센터장을 포함해 8명 정도였다. SW지원센터는 공개SW 활성화 정책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개SW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지원사업을 펼치며, 공개SW 전문인력 양성사업과 공개SW 국제협력 지원사업 등을 담당했다. 아울러 정통부의 ‘공개SW 시범사업’도 함께 추진했었다.
당시 SW지원센터는 국내 시장에서 특정 벤더의 독점현상이 심각해 국가 주요정보시스템의 설계가 특정 기업에 종속돼, 독자적인 보안정책 수립 및 유지보수·확장, 시스템 호환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었다. 또한 IT 예산절감과 독자기술 확보가 가능한 공개SW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용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사용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SW지원센터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실시, 국내의 이용 성공사례를 발굴해 전파하고 국내 업체의 해외진출 시 레퍼런스로 활용하기 위해 공개SW 사업을 진행했었다.
또한 SW지원센터는 2003년 ‘한·중·일 공개SW 활성화 포럼’을 추진하며 공개SW 부문을 포함한 3국 간의 IT 협력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W지원센터는 공개SW 활성화와 관련한 중장기적 전면적 지원체계 수립을 계획하고 있었다.
선택과 집중 통해 핵심 분야 선정
이에 힘입어 주요 IT업체 및 기관들은 공개SW인 리눅스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개발에 앞장섰다.
대표적으로 소프트뱅크 유웨이의 DB 및 웹서버 통합 시스템 사례가 있다. 소프트뱅크 유웨이는 대학 입시접수 전문기업으로, 기존에는 HP와 썬 유닉스 서버 45대를 데이터베이스 서버와 웹 서버로 활용해오다 IBM 메인프레임 e서버 z990 서버로 통합했었다. 이를 통해 소프트뱅크 유웨이는 당시 대입원서 접수는 물론 대학원, 자격증, IT인증사업, 기업 입사원서접수 등 인터넷을 통해 일어나는 각종 원서접수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소프트뱅크 유웨이의 시스템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IBM z/VM 및 z시리즈용 리눅스 등을 이용한 IBM 리눅스 가상화(Linux Virtualization)기술을 이용해 리눅스 기반의 서버 통합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z시리즈 상에서의 리눅스 가상화 기술은 타 플랫폼에서 운영되는 리눅스와 차별화됐었다.
특히 논리분할 또는 z/VM의 게스트 기능을 이용한 가상 리눅스 이미지는 시스템 한 대를 논리적으로 분할해 각각의 영역에 가상의 리눅스 서버 이미지를 운영할 수 있어 워크로드를 멀티플로 수행할 수 있고, 논리 분할 영역 사이의 CPU·메모리·I/O 등 시스템 자원을 서로 자유롭게 할당하거나 공유할 수 있어 평균적인 시스템 활용도가 거의 100%에 가까웠다.
반면 유닉스나 윈도우 NT 시스템의 경우 단일 워크로드만을 수행할 수 있고 시스템 마다 I/O가 종속되기 때문에 어떤 한 시스템에 부하가 많이 걸려도 다른 시스템에서 남아도는 자원을 활용할 수가 없어 평균적인 시스템 활용도가 20~40% 정도였다.
소프트뱅크 유웨이 시스템은 논리적으로 분할된 DB서버 중 한쪽 워크로드가 폭주할 경우, 여유 있는 다른 쪽 서버 자원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끌어와 사용할 수 있고, 피크타임 시 주변 여유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보다 적은 시스템 자원으로 워크로드 증폭을 견뎌낼 수 있었다.
또한 운영되는 CPU 개수가 타 시스템보다 현저히 적게 소요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비용을 줄이고, DB 서버 및 웹 서버를 모두 통합할 수 있어 서버 관리가 용이했다. 아울러 리눅스 기반으로 되어 있는 웹 서버를 변경 없이 통합할 수 있어 마이그레이션이 용이하고 비용이 절약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외에도 DB서버를 원하는 개수만큼 쉽고 빠르게 여러 개로 분산할 수 있어 위험요인을 분산시킬 수 있었으며, 웹 서버와 DB서버 간 TCP/IP 통신이 외부 네트워크가 아닌 시스템 내부의 하이퍼 소켓이란 기능을 이용해 메모리 속도로 이뤄져 성능이 매우 빨랐다. 추후 용량 증설 시에도 시스템 정지 없이 마이크로코드로 간단히 늘릴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 기술센터 사례가 있다. KIST와 한국IBM, 포스데이타는 실측 성능 2테라플롭스(Teraflops)급의 2003년 당시 국내 최고 성능 슈퍼 컴퓨팅 환경인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 기술센터를 KIST에 구축했다.
KIST의 슈퍼 컴퓨팅 환경은 IBM PC서버 시스템인 ‘e서버 x시리즈 e1350’을 이용한 리눅스 클러스터 환경으로, 운영체계는 레드햇 리눅스였으며 커널 및 계산 환경은 KIST 미래기술연구본부의 미리넷(Myrinet)에 최적화한 환경을 사용했다.
당시 세계 10대 연구소에 상응하는 KIST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었던 해당 사업은 NT·BT·IT 연구의 소프트 사이언스(soft-science)화에 대한 연구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KIST와 한국IBM, 포스트데이타 간의 공동 협력이 바탕이 됐다.
나노 소자 및 재료의 다차원 전산 모사 분야,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의 대화식 분자동역학, 가상공간에서의 거대 실험실 등에 사용된 KIST의 슈퍼컴퓨터는 2003년 국내 최대 규모의 테라급 슈퍼컴퓨터로서 실측 성능이 초당 2조 회 이상 실수 연산이 가능했다. 이를 활용해 본격적인 나노 및 바이오인포메틱스 연구에 테라급 슈퍼컴을 활용하는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었다.
KIST의 슈퍼컴퓨터 환경은 2003년 발표된 세계 톱500 컴퓨터 리스트 19위에 있는 루지애나 대학의 슈퍼컴과 같은 수준이었으며, 세계 57위에 위치해 국내 최고 성능을 자랑했던 서울대의 ‘페가수스’보다도 2배 빠른 성능으로 설계됐었다. 총 1,026개의 인텔 제온(Intel Xeon) CPU 및 초고속 미리넷 스위치 카드 PCIXD-2를 사용했던 해당 시스템은 네트워크 오브 워크스테이션(Networks Of Workstation, NOW) 방식으로 불리던 베오울프(Beowulf)형 슈퍼컴퓨터 환경이었다.
당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에 있어 워크스테이션 간의 통신 속도는 슈퍼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였다. KIST 슈퍼컴 구축에 사용된 미리넷 네트워크 스위치 카드는 2003년에 개발된 최신의 64비트(bit) 133메가헤르츠(MHz) PCI-X버스를 사용하는 RISC 225MHz CPU가 부착된 네트워크 카드로, 유사 종류의 카드 중 가장 빠른 통신 속도와 응답 속도를 자랑했다. 특히 512노드 이상의 대규모 클러스터가 채택된 것은 KIST의 슈퍼컴퓨터가 세계 처음이었다.
마지막으로 새마을금고연합회의 인터넷 뱅킹 서비스 사례가 있었다. 새마을금고연합회는 기존에 사용하던 유닉스 기반의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변경·구축했었다.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의 메인프레임으로 구현한 것은 당시 국내 처음 도입됐던 사례로 안정성과 확장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특히 2003년부터 시작된 금융권 주 5일 근무로 인터넷 뱅킹의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각 은행들은 안정적인 인터넷 뱅킹 시스템의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다. 새마을금고는 이러한 추세 및 사용자의 환경을 고려해 당시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메인프레임으로 유닉스 서버를 통합함으로써 대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리눅스 도입을 통해 향후 시스템의 확장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었다.
또한 인터넷 뱅킹 시스템의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인 보안 측면은 기간계에서 사용 중이던 메인프레임의 보안 서버와 상호 연계해 구축하고, 당시 한 차례도 해킹당한 적이 없었던 OS/390의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적용했었다.
이 같은 새로운 인터넷 뱅킹 시스템 구축으로 새마을금고는 비용 절감의 효과뿐 아니라 안정적인 시스템 기반을 갖춰 사용자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아울러 확장성이 뛰어난 리눅스를 사용함으로써 향후 업그레이드 개발도 용이해질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IBM의 서버 통합을 적용함으로써 급증하는 데이터 및 시스템의 복잡성으로부터 관리 및 유지, 네트워크 비용을 줄여 전체적인 총소유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2003년 국내 리눅스 업계는 이러한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핵심 활용 분야를 선정,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리눅스 산업의 희망을 키워가고 있었다.
출처 : 아이티데일리(http://www.itda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