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소식

다음은 2010년 01월 21일자 전자신문 인터뷰 내용의 전문입니다.


Q. 클루닉스는 국내 기업이 경쟁하기 힘든 슈퍼컴퓨팅 솔루션 분야에서 10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0주년은 사장님께 어떤 의미인지요.


- 제가 대학에서 슈퍼컴퓨터 잘 만드는 방법을 10년간 연구했더니 박사가 되더군요.
그 후 바로 회사 설립해 10년이 지났는데, 슈퍼컴퓨터를 어떻게 대중화, 사업화할까를 연구한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극소수 회사만 만들던 슈퍼컴퓨터를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하는데 대학에서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을 썼고, 누구나 슈퍼컴퓨터를 써서 효과를 보게 만들고,그렇게 해서 우리 회사는 돈을 벌 방법이
없을까 하는데 21세기 첫 10년을 쓴 셈입니다.


Q. 10년 전 회사의 첫 설립과정을 설명해주세요.


- 박사 학위를 받고, 그 주제(클러스터 슈퍼컴퓨터 개발)로 미국 실리콘 밸리의 한 벤처 회사에 취직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존경하는 선배 한 분(우리기술 김덕우 전 대표이사)이 “미국에 기술 팔지 말고, 조국을 위해
국내에서 창업해라”하시면서 창업을 도와주시겠다 했어요.
고민에 빠져서 대학원 후배들이랑 상의했는데, 후배들이 동참하겠다고, 같이 창업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 후배들 7명이 원체 탁월한 인재들이라 우리 손으로도 금방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대학교수가 꿈이었는데, 학생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대학보다는 첨단 기업을 세워서 인재를 끌어들이는 편이
연구개발하는 데에 나을 것 같았습니다.


Q. `인류를 위한 슈퍼컴퓨팅'이라는 사시가 눈에 띕니다. 사시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해주세요.


- 인류 역사는 “드물고 비싼 상품이 값싸고 대중화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가 그랬고, 휴대폰도
그랬지요. 그런 맥락에서 구하기도, 만들기도, 쓰기도 힘든 슈퍼컴퓨터도 언젠가는 누구나 쉽게 접근해 쓸 수
있게 될 거라고 봤고, 그걸 우리가 해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Q. 10년간 경영자이자 개발자로서 활동하시면서 국가나 시장 차원에서 이것만은 고쳐졌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두가지인데, 벤처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면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는 제도는 고쳐져야 합니다. 이 제도는 정말 한국 벤처 기업계 만악(萬惡)의 근원입니다. 벤처기업은 가망이 없으면 접어야 하는데,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 있는 한, 접을 수가 없어요. 회사를 접으면 개인은 빚쟁이가 되니까요. 경쟁력 없는 회사를 무리하게 유지하려니까 ‘일단 수주하고 보자’ 해서 제품 가격을 적정가격보다 낮추게 되고, 가격 경쟁이 심화되어 채산성이 악화되고 직원들 월급을 조금 주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아이디어나 기술 있다고 창업하겠어요? 유사제품 범람, 가격 후려치기 때문에 자기도 부실기업 될 게 뻔한데… 제대로 된다면 부실한 기업들만 망하면 되는데, 결과적으로는 관련 업계 전체의 수익 구조를 떨어뜨리고,중소 기업의 임금 수준을 하락시키죠. 건전성을 잃은 기업은 접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해서 관련 업계를 보호하고, 실패의 경험을 살려 더 나은 기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최소한 국가 출연금의 벤처 투자 때만이라도 벤처기업 대표이사에 대한 연대보증은 법으로 금지해야 해요.국민 혈세로 나라가 돈놀이 하는 것도 아니고… 또 하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입니다. 특히 공기관이 심한데, 레드햇이나 MS 윈도, 외산 S/W 같은 경우는 제품 구매할 때 S/W 제품명을 명시해 구매할 수 있지만 국산 S/W들은 안 됩니다. 왜 그러냐 물어 보면 수요기관에서 “그 S/W들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만드는 거지만 당신들은 아니다”라고 해요. 법을 고치건, 있는 법을 잘 지키게 하건, 역 차별이라도 안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Q. 벤처기업으로서 10년간 기업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만 그간 큰 도약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국내외에서 슈퍼컴퓨팅 솔루션으로 지난 10년간 대기업이 된 회사가 없으니까 별로 아쉽지는 않습니다. 10년쯤 전에는 경쟁회사가 200개가 넘었다는데, 요즘에는 몇 개 안 남았으니 선방(善防)한 10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하다 보니 이윤을 못 내 사업적 도약을 못 했지만, 제품의 차별성이나 완성도가 높아져 이제는 슬슬 도약할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가 돈 번다면 경쟁사들이 또 나오기야 하겠지만…


Q. 이제 또다른 10년을 준비해야 할 때인데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 슈퍼컴퓨팅 솔루션으로 대기업이 된 회사가 하나는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인데요,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 자체가 아니라 그 응용 서비스(검색)로 도약한 회사지요. 저희도 10년간의 경험을 살려, 최근 3년 사이에는 고객에게 ‘슈퍼컴퓨터를 인터넷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요즘에는 그런 사업에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이름을 붙이더군요. 슈퍼컴퓨터를 써서 제품 개발을 혁신하는 용도니까 특수 용도의 조직내(프라이빗) 클라우드이긴 합니다만…. 조직 내에 구축하니까 보안을 통제할 수 있고, 클라우드로 통합하니까 부서별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는 데다가, 병렬 슈퍼컴으로 인한 개발 기간 단축효과까지 더해 1석 3조 효과가 고객한테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재작년에는 SK 텔레콤, 작년에는 포스코에서 계산용 클라우드 시스템을 공급한 덕택에 회사가 해마다 2배씩 성장할 수 있었는데, 새해부터는 대형 서버 벤더나 대형 SI 업체들과 손잡고 고객을 늘리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Q. 클라우드 컴퓨팅이 요즘 화두인데, 수익 모델은 모호하고 너무 많은 기업이 뛰어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경우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새로 뛰어드는 것은 아니고, 저희가 하고 있던 일의 이름을 세상에서 자꾸 바꿔 붙이는 겁니다. 처음에는 클러스터 컴퓨팅, 다음에는 그리드 컴퓨팅, 다음은 유틸리티 컴퓨팅… 요즘은 클라우드 컴퓨팅이군요. 어쨌건 저희가 하는 일은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병렬 분산 컴퓨터로부터 서비스를 받고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기”입니다. 저희야 저희 사업 모델이 변한 적이 없고, 적지만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으니 변할게 없는데… 과연 요즘의 클라우드 열풍이 또다른 과잉 경쟁과 수익률 저하, 업계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자본론’에 의하면 자본주의란 결국 “생산수단의 고도화에 의한 이윤 확대와 이윤율 저하 흐름”인데,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것도 결국 생산수단의 고도화니까 이용자나 클라우드 공급자에게는 이윤을 가져다 줄 수 있겠지만, 대체재까지 포함하는 전체 공급자 입장에서는 파이가 줄 수 있는 것이거든요. 결국 전통적인 제품 공급자는 일정 부분 시장을 잃고 서비스 공급자는 신흥하는 구조 재편이 수반될 겁니다. 일시적으로 전체 시장 규모는 줄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파생 사업들로 인해 관련 경제 규모는 더 커지지 않겠나 봅니다. 그 속에서 한 몫을 담당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하겠지요.


전자신문 기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00120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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